초록


원자력분야에서 인공지능 연구를 한다고 하면 ‘원자력에서도 인공지능 연구를 하느냐?’ 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인공지능 하면 인간의 지능을 컴퓨터로 구현하고 역할을 대신하는 IT기술을 떠올리기 쉽지만 필자는 인공지능 기술은 원자력과 같은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적용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원자력분야에 인공지능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면서 보다 현실적인 인공지능 응용방향에 대하여 이야기 하려고 한다.

서론


2016년 우리에게 충격을 준 알파고부터 가장 뛰어난 인공지능이라고 불리는 GPT-3에까지 수년간 인공지능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고차원적인 능력을 흉내내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마틴포드의 저서 ‘AI 마인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공지능 학자들이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는 시기를 평균 약 80년 뒤인 2099년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놀랍지만, 아직 많은 영역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해결하지 못한 수많은 난제가 존재한다.

인공지능을 인간의 지능을 구현하는 학문으로 단순하게 생각하여 인공지능의 응용분야로 인간을 역할을 대체하는 것만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발달한 데이터기반 문제해결방법, 최적화, 컴퓨팅 기술은 인간을 대체하는 분야뿐만 아니라 고전적인 산업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원자력 분야에 적용사례를 통하여 이를 설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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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분야 연구문헌 키워드분석

원자로 이상진단 알고리즘


원자력발전소는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수많은 진단기술들이 존재한다. 단순한 규칙 기반으로 원자력 기기를 진단하였던 기술을 데이터 기반의 보다 정확하고 빠른 알고리즘을 통하여 원자력발전 시설의 안전성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존재한다. 또한 은퇴하는 숙련된 기술자의 무형의 노하우를 인공지능을 통하여 유형화하여 전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중소형 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를 포함한 최신 원자로의 설계에서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불필요한 진단과 정비를 줄여 운영 주기를 최대화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센서, IoT(Internet of Things), 디지털 트윈,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자력 기기의 상태를 점검하고 이상 상태를 사전에 예측하여 적시 정비를 지원할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딥러닝, IoT 센서 네트워크 및 디지털 트윈 기술을 융합한 원전 압력 계통의 결함 조기 탐지 및 지능형 예측진단기술 개발을 수행 중이다.

가상원전과 디지털트윈


가상원전은 원자로의 정상상태 및 사고상황을 컴퓨터로 모사하기위하여 물리 현상을 수리 방정식으로 표현하고, 공간 및 시간을 이산화하여 고체, 유체, 열, 핵반응 등 다양한 현상의 물리현상을 수치해석을 통해 정확하게 해석하고자 하는 기술로 원자력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하지만, 다물리(Multi-physics) 현상이나 다상유동(Multi-phase) 현상 등은 기존 수치해석 방법론으로 해결하기 어려우며, 모델링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많은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여 실제 문제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실험 또는 과거에 해석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수치해석을 가속화하는 기법에 대한 연구인 ‘Physics Informed Machine Learning (PIML)’이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기계학습 및 인공지능 방법론과 결합되며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미국 전력연구소(EPRI: Electric Power Research Institute)는 업계 최초로 경수로의 시뮬레이션을 위한 VERA(Virtual Environment for Reactor Applications) 소프트웨어 패키지의 상업 라이선스를 획득하였는데 복잡한 다물리 현상을 빠르게 시뮬레이션하는 데 AI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